[세월호 1년] 안산, 장사 안돼 상가 권리금 절반으로

입력 2015-04-15 22:26  

네일숍·미용실·식당 '썰렁'
정신과 진료 1년새 3배 늘어



[ 마지혜 기자 ]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은 경기 안산에도 봄이 찾아왔다. 하지만 안산의 여성들은 손톱을 치장하지 않고, 젊은 연인들은 장신구 선물을 교환하지 않는다. 사망자와 실종자를 포함해 학생 300명이 희생된 단원고가 있는 안산의 소비심리는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추모 분위기가 가득한 안산의 현재 모습이다.

지난주 안산 최대 번화가인 고잔2동에 있는 액세서리 가게 정금보석에서 만난 이수동 사장은 “지난해 크리스마스와 올해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등 대목이 있는지도 모르게 지나갔다”며 “1.5배는 뛰던 대목 매출이 참사 이전의 평일만도 못했다”고 말했다.

같은 지역에서 네일(손톱)미용 가게를 운영하는 한 사장은 “장사가 좀 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자신의 스마트폰을 들어 보였다. 안산에서 초·중·고교를 졸업했다는 그의 친구들은 하나같이 참사 추모를 상징하는 노란 리본을 페이스북 계정에 띄워 놓고 있었다. “봄은 원래 네일아트를 받으려는 여성 손님이 많은 시기지만 아직 화려하게 꾸미고 자랑할 시기가 아니라고 다들 생각한다”고 전했다.

안산의 침체된 분위기는 세월호 참사 이후 두세 배 많아진 안산 지역 정신과 진료건수로도 알 수 있다. 참사 이전 100건대 초중반이던 수치가 지난해 12월에는 351건까지 늘었다.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식당 등의 매출에도 영향을 줬다. 대형 영화관 근처에 있는 한식당 청진동해장국집의 김점옥 사장은 “작년 3월만 해도 점심시간이면 가게 밖까지 줄이 늘어서 빈 테이블이 생길 때마다 속속 들어왔지만 요즘은 있는 자리가 다 차는 것도 보기 어렵다”고 했다.

한 순대전문점 사장은 “원래는 전골과 곱창을 놓고 술을 마시는 손님들로 북적거리던 가게가 이제는 인근 직장인만 식사시간에 잠깐 나와 순댓국밥 한 그릇 뚝딱 먹고 가는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자연히 상가 임대차 시장에도 먹구름이 꼈다. 박경환 우리공인 대표는 “자영업자들의 고전으로 상가 권리금이 떨어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부동산중개소의 한모 대표는 “원래 1억원이던 권리금을 5000만원으로 반토막낸 다음에야 겨우 이뤄진 거래도 최근 있었다”고 했다.

단원고가 있는 고잔1동의 분위기는 더 가라앉았다. 주택가의 한 미용실 사장은 “지난 3일간 파마 손님이 한 명도 없을 정도로 사정이 정말 안 좋다”고 털어놨다. 한 마트 사장은 “최근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직원을 내보내고 식구들을 데려와 일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지역 경기가 여전히 침체돼 시간이 갈수록 한계에 부딪히는 가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안산=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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